-
천장산 하늘길 서울 성북구 월곡동과 정릉동 사이,
높은 빌딩과 복잡한 교통망 너머에
조용히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는 작은 산 하나가 있다.
이름도 생소한 천장산(天藏山).
높지 않지만 풍경은 깊고,
짧지만 기억에 남는 이 산은
서울 한복판에 남겨진 작은 도시 속 쉼표 같은 존재다.오늘 소개할 천장산은
많은 이들이 모르는 숨겨진 전망 명소이자,
오랜 역사와 전설을 품은 유서 깊은 동네산이다.
실제로 걸어보니,
단 몇 걸음 사이에 서울의 일상이 멀어지고
녹음과 하늘, 바람이 들어왔다.천장산의 이름과 유래 – 하늘이 숨긴 보물
‘천장산(天藏山)’이라는 이름은
한자로 ‘하늘이 감추어 둔 산’, 혹은 '하늘에 감춰진 보물’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 이름엔 두 가지의 유래설이 전해진다.첫째는 불교적 의미다.
이 지역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지나면서
불교문화의 흔적이 강하게 남은 곳이다.
‘천장’은 경전을 보관하던 ‘장경각’의 개념과 연결되며,
하늘에 소중한 가르침을 감춘 듯
세속과 거리를 둔 고요한 공간으로 해석되었다.둘째는 지리적, 풍수적 유래다.
예로부터 이 지역은 서울 북방의 ‘기운이 모이는 자리’로여겨졌고,
특히 천장산은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북악산과 인왕산을 바라보는 조망이 뛰어난 지점으로평가받았다.
그 조망을 감추고,
아는 이들만 누릴 수 있는 ‘숨겨진 산’이라는뜻에서 ‘천장’이라는 표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도 이곳에 올라보면
‘왜 감춰졌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높지도 험하지도 않지만,
도심과 완전히 분리된 듯한
고요한 하늘과 나무, 그리고 깃발 하나만 펄럭이는 전망대.
그 모든 풍경은
서울 속에서 조용히 감춰진 시간의 틈처럼 느껴진다.천장산 산책·등산 코스 안내
천장산은 해발 130m 내외의 낮은 언덕이지만,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산로와
전망 쉼터, 벤치, 야자매트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시니어·가벼운 운동 목적의 등산객에게 적합하다.① 월곡2동 주민센터 방향 코스 (가장 인기)
- 진입: 월곡2동 주민센터 뒷길
- 구성: 아스팔트 → 흙길 → 야자매트 → 전망대
- 소요 시간: 편도 약 15~20분
- 특징: 나무그늘 많은 오르막, 초반엔 약간 가팔라 체력소모 있으나 길지 않음
전망대 데크와 태극기,
그 아래로 펼쳐지는 서울 시내 전경은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특히 북한산과 도봉산 능선이 멀리 펼쳐지며
도시와 자연이 겹쳐지는 아름다운 조망을 선사한다.② 정릉동 방면 능선 코스 (순환산책 가능)
- 진입: 정릉시장 골목길 → 산책로 연결
- 구성: 완만한 능선길 + 숲길 중심
- 특징: 주민 운동코스, 조용하며 사람 적음
이 코스는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아침 루틴으로 자주 이용된다.
길이 넓고, 등산보다는 산책과 운동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양방향 모두 가능하다.천장산 맨발 황톳길 – 발바닥으로 느끼는 도심 속 자연치유
천장산 맨발황톳길 천장산의 황톳길 구간은 인공 시설물이 아닌,
자연 지형을 최대한 보존한 상태에서 조성된 맨발 산책길이다.
산 중턱의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비교적 평탄한 경사와 야자매트, 그리고 흙이 섞인 황토로 구성되어 있어
맨발로 걸어도 자극이 심하지 않고,
오히려 발바닥이 땅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진다.전망대 풍경과 사진 포인트
천장산 전망대 사진에서처럼,
천장산의 전망대 데크와 태극기 포인트는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로컬 뷰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오전: 해가 떠오른 후 하늘이 맑고 밝은 시간,
서울 시내와 북한산, 도봉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 오후: 서쪽 빛이 낮아지며 아파트 단지에 따뜻한 색감 연출
- 겨울~봄: 낙엽 없는 숲으로 시야 탁 트임
- 가을: 단풍 아래의 붉은 도시 전경이 인상적
특히 전망대 데크 사이로 보이는 성북구 전경은
서울 도심의 입체적 구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다.교통 및 접근성
-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 월곡역 / 상월곡역
- 버스: 종암사거리, 종암중학교, 정릉시장 정류장
- 도보 진입:
- 월곡2동 주민센터 뒷길에서 천장산로 안내판 따라 직진
- 정릉시장 입구에서 능선 방향 오르막 진입 가능
⛔ 주차는 별도 공영주차장이 없으므로 대중교통 이용 권장
https://maps.app.goo.gl/5ptnU9Pius9be8Jg9
천장산
www.google.com
천장산 주변 산책 연계 코스
① 정릉천 산책길 (천장산 남쪽 하단 – 고려대 방향)
천장산에서 내려와 천천히 정릉천을 따라 걷다 보면,
서울 안에서도 작고 단정한 산책 루틴이 완성된다- 진입 위치: 천장산 하산 후 종암초등학교 방면 → 정릉천 진입
- 코스 개요: 천장산 → 종암로 → 정릉천 진입 → 개운사 or 고려대 방향
- 거리: 약 1.5km / 소요시간: 20~30분
- 특징:
-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분리되어 안전
- 양쪽에 벤치와 운동기구 배치
- 개운사와 개운산 숲길, 고려대 교정으로 연결 가능
② 개운산 둘레길 (정릉 방향 능선 연계)
도심 속 산책의 연장선,
천장산에서 개운산까지 이어지는 길은
두 개의 산이 하나의 기분을 공유하는 듯한 여정이다.- 진입 위치: 천장산 정릉 능선 하산 → 정릉시장 → 고려대 정문 쪽 → 개운산
- 코스 개요: 천장산 능선 → 정릉천 → 고려대 → 개운산 스포츠센터 → 둘레길
- 거리: 약 2.5km / 소요시간: 45분 내외
- 특징:
- 개운산은 성북구 대표적인 데크길 + 황톳길 조합 산책로
- 단풍, 산림욕, 벚꽃 산책로로 계절감 풍부
- 천장산과 조망은 다르지만 걷는 감성은 비슷함
③ 북악산 팔각정 방향 성곽길 (도보 + 버스 연계)
도심의 산책은 이렇게 서울의 역사와 이어진다.
천장산에서 시작된 길이 성곽길로 닿을 때,
산책은 걷기를 넘어 이야기가 된다.- 진입 방법: 천장산 하산 → 종암사거리 or 고려대역 → 버스 or 도보로 성북구청 방면 이동
- 코스 개요: 천장산 → 정릉 → 성북구청 → 북악산 팔각정 → 성곽길 산책
- 버스: 1111, 2112, 7211 등 → 성북구청 하차
- 특징:
- 북악산 성곽길(하늘길) 진입 가능
- 가벼운 고도차 + 서울 전경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
- 팔각정, 한양도성 스탬프투어와 연계 가능
마무리하며 – 서울이 이렇게 고요해지는 순간
천장산에 처음 올랐을 땐
그저 동네에 있는 소공원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몇 걸음 오르니
서울이 발아래로 작아지고,
하늘과 바람이 가까워졌다.전망대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도시의 소음은 점점 작아지고,
나무 냄새와 햇살이 머리를 맑게 만든다.
천장산은 높지 않지만,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은
내가 걷던 일상보다 훨씬 크고 아름답게 보였다.지친 하루, 조용한 서울을 만나고 싶다면,
천장산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힐링코스 > 서울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보산행] 북한산 원효봉, 역사와 자연이 만나는 도심 속 명산 (1) 2025.04.23 [동네산책] 종암동 월곡산, 작지만 온전한 쉼을 주는 도심 속 숲길 (0) 2025.04.23 [동네산책] 노원구 - 초안산 근린공원과 불암산 나비정원, 도심 속 가장 고요한 녹지 (3) 2025.04.23 [동네산책] 강서구 - 우장산 둘레길과 서울식물원 (1) 2025.04.23 [동네산책] 마포구 경의선 숲길, 철길이 숲이 되는 길 (1) 2025.04.22 [동네산책] 은평구 불광천 산책길, 물길 따라 걷는 도심의 흐름 (2) 2025.04.22 동네산책 프롤로그 – 서울, 걷는 도시를 다시 보다 (3) 2025.04.22 [동네산책] 성북구, 개운산과 그 주변 걷기 좋은 산책길을 따라 (1)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