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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싶은 보통 사람의 기록

  • 2025. 4. 23.

    by. Ms.한발만

    불암산 나비정원
    불암산 나비정원

     

    서울의 북동쪽, 한적한 주거지역과
    넓은 녹지를 품은 노원구는
    다른 서울의 구들과 비교해도
    '걷기 좋은 길이 많은 동네' 로 유명하다.

    강북의 대표 산인 불암산과 수락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도심 속에도 공원, 둘레길, 숲길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
    그 중에서도 초안산근린공원과 불암산 나비정원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주민들이 가장 자주 찾는 조용하고 정돈된 산책 코스로 꼽힌다.

    단풍이 지고 햇살이 부드러워지는 지금,
    이 두 곳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서울 북동부의 소중한 녹지 공간이다.

     

    초안산근린공원 – 숲과 길, 역사와 기억이 공존하는 산책길

    초안산(初安山)은 이름부터 깊은 의미를 품고 있다.
    ‘초안(初安)’은 처음으로 편히 쉬는 곳이라는 뜻으로,
    과거 조선 왕실의 후궁, 왕자, 공주 등의 능이 모여 있는 이곳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서울 도심 안의 묘역 공간이 부족해지자,
    도성 바깥인 지금의 도봉구·노원구 경계에 위치한 이 언덕
    왕실 가족들의 묘를 차례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능선이 완만하고, 땅의 기운이 순하다는 풍수적 해석도 있었고,
    북한산을 배경 삼아 기운을 보호받는 형상이라 여겨지기도 했다.

    실제로 초안산 일대에는
    조선 중기 이후의 왕자와 공주, 후궁, 귀인 등의 능 40여기가 자리하고 있으며,
    왕릉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조선 왕실의 생활과 죽음을 기록한 중요한 역사적 공간으로 보존되고 있다.

    지금도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석물(石物)과 비석, 봉분들이 조용히 숲 속에 놓여 있고,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발걸음을 늦추게 된다.
    이 고요하고 단정한 분위기 덕분에
    초안산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서울 속에 숨겨진 왕실 묘역이자, 걷는 이들의 사색 공간으로 여겨진다.

     

    도봉구와 노원구 경계에 위치해 있고, 이 산의 서쪽은 도봉동, 동쪽은 공릉동과 접해 있어
    노원구 주민들에겐 산보하듯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녹색 언덕이다.

    초안산근린공원은 이 초안산의 능선을 중심으로 산책로, 야외 체육시설, 숲 쉼터, 역사공간이 어우러진
    도심 속 힐링 공간이다. 이 공원이 조용한 이유는, 단지 위치 때문만이 아니다.
    초안산은 조선 왕조의 왕자와 왕녀, 후궁들의 능이 모여 있는 '왕실 묘역'이기 때문이다.
    걷는 내내 묘역 주변의 숲이 고요하고 산책길엔 자연스럽게 사색의 분위기가 깔린다.

     

    걷기 좋은 초안산 산책코스

    ① 공릉동 진입로 ~ 묘역 구간 (역사와 숲의 조화)

    이 구간은 초안산에서 가장 조용하고 정적인 길이다.
    완만한 흙길과 데크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왕실묘역 안내판과 조선시대 석물들이 오랜 시간을 증언하듯 놓여 있다.
    역사적 공간을 지나 숲속을 걷는 경험은
    서울 안에서는 드문 감정선을 만들어준다.

    ② 공릉동쪽 능선 데크길

    걷기 난이도가 낮고, 숲이 풍성하게 우거져 있어
    노년층이나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은 구간이다.
    피톤치드 향이 진하게 퍼지고,
    가을에는 은행잎과 단풍이 데크 위로 수북이 쌓인다.

    ③ 체육시설 순환길

    공원 내엔 야외 헬스 기구, 걷기 트랙, 벤치 쉼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가볍게 운동하며 산책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이 구간은 주말 아침이면 마을 주민들의 건강 루틴 코스로 붐빈다.

     

     

    불암산 나비정원 – 생태와 감성이 어우러진 작은 숲 정원

    불암산은 노원구와 남양주 경계에 자리한
    해발 508m의 바위산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불암산 나비정원’**은
    이 높은 산의 한자락,
    불암산 도시자연공원 입구에 조성된 도심 속 생태정원이다.

    나비정원은 서울시 최초의 생태형 나비 관찰 정원으로,
    계절마다 다양한 꽃과 나비가 어우러지며
    도심 속에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학습과 정서 치유가 함께 가능한 산책 공간으로 설계됐다.

     

     

    나비정원 산책코스 추천

    ① 정문 입구 ~ 나비학습장 구간

    불암산 도시자연공원 입구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비정원으로 연결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꽃이 피고,
    나비 유충과 애벌레, 번데기 등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학습관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으며,
    조용한 오후에는 자연스럽게 사색이 깊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② 나비정원 순환 산책로

    정원 안에는 꽃길, 나무 데크, 작은 연못과 휴게 쉼터가 있어
    사진을 찍거나 조용히 책을 읽는 이들도 자주 눈에 띈다.
    초록이 짙어지는 여름엔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는 느낌이 선명하고,
    가을에는 꽃과 단풍, 억새가 동시에 어우러져
    가볍지만 인상적인 산책을 완성해준다.

     

     

    교통 및 접근 정보

    초안산근린공원

    •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3번 출구 도보 10분
    • 버스: 초안산근린공원입구, 공릉동중앙시장 정류장
    • 주차: 공원 내 공영주차장 소규모 (주말 혼잡 유의)

    불암산 나비정원

    • 지하철: 7호선 하계역 1번 출구 → 도보 15분
    • 버스: 불암산입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문 정류장
    • 주차: 불암산 도시자연공원 주차장 (유료, 협소)

     

    노원구, 서울의 숨은 정원 같은 산책 도시

    노원구는 많은 이들에게
    ‘멀고 조용한 주거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산책자에게는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장 순하게 만날 수 있는 지역이다.

    초안산의 조용한 역사 숲길,
    불암산 나비정원의 따뜻한 생태 풍경.
    두 공간은 걷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정서적 풍경을 남긴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서울 안에도, 노원구 한복판에도,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좋은 길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