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토라 Smartorah

잘 살고 싶은 보통 사람의 기록

  • 2025. 4. 21.

    by. Ms.한발만

    동네산책 – 성북구, 개운산과 그 주변 걷기 좋은 산책길을 따라
    개운산 산책길

     

    서울 성북구는 조용하고 단단한 분위기를 가진 동네다.
    언덕이 많고 골목이 깊어, 한 걸음 한 걸음에 생각이 담긴다.
    이곳에서 산책은 단지 걷는 행위가 아니라,
    도시의 속도에서 잠시 이탈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성북구에는 그 역할을 해주는 걷기 좋은 길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개운산둘레길은 지역을 대표하는 산책길이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성북의 시간을 천천히 보여주는
    물길, 절집, 골목길들이 조용히 뻗어 있다.
    오늘은 개운산을 중심으로,
    성북구에서 걸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길들을 하나의 여정처럼 연결해본다.

    성북구, 개운산과 그 주변 걷기 좋은 산책길을 따라
    개운산의 가을 단풍

     

    개운산둘레길 – 작지만 기운이 열리는 산

    해발 134m의 낮은 야산, 개운산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도보 7분이면 도착한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걷다 보면
    묵은 생각이 하나씩 가라앉고,
    산 이름처럼 마음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드는 숲길이다.

    개운산의 이름은 ‘운을 열다’는 의미의 **개운(開運)**에서 비롯되었다.
    이 지역은 한양도성의 청룡방에 해당하는 풍수적 명당으로,
    좋은 기운이 들어오는 방향에 자리한 산이었다.
    고려 말 창건된 사찰 개운사도 이 산에 기대어 지어졌고,
    기도를 드리면 막혔던 일이 풀리고 마음이 정돈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책길은 부드럽게 이어지는 순환형 둘레길로,
    약 2.5km 코스를 40분에서 1시간 정도에 걸을 수 있다.
    숲길은 대부분 평탄한 흙길과 데크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중간 편백나무 숲과 황토길 구간이 있어
    몸이 먼저 이완되고, 마음이 자연스럽게 따라 느려진다.

    특히 편백숲과 황토 포장된 데크길
    피톤치드 향이 은은히 퍼지고
    발바닥이 푹신한 감촉을 받으며 걷게 되어
    산책 이상의 ‘휴식’이 되는 길이다.
    야외 체력단련장과 벤치, 쉼터도 잘 조성되어 있어
    중장년층이나 어르신 산책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

    공원 입구에 자리한 개운산스포츠센터에서는
    헬스장, 수영장, 탁구장 등 다양한 운동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산책 전후 운동 루틴을 연결하기에도 좋은 동선이다.

     

    개운산둘레길 주변 맛집

     

    • 성북동면옥집: 서울특별시 성북구 대사관로 40. 전화번호: 022-765-3450. 평점 4.1. 성북동면옥집 
    • 빌라드코스테스: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5길 4. 전화번호: 02-6956-5532. 평점 4.8. 빌라드코스테스 인스타그램 
    • 근처식당: 서울특별시 성북구 회기로3길 2. 전화번호: 010-7470-4393. 평점 4.3.
    • 우정초밥: 서울특별시 성북구 종암동 종암로3길 31. 전화번호: 050-71347-2333. 평점 4.8. 우정초밥 인스타그램
    • 성북동 메밀수제비 누룽지백숙: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31길 9. 전화번호: 02-764-0707. 평점 4.2. 성북동 메밀수제비 누룽지백숙 

     

     

    성북구, 개운산 외에 걷기 좋은 길들

    개운산만큼이나 조용하고 걷기 좋은 길이 성북구 곳곳에 숨어 있다.
    그 길들은 각기 다른 결을 지녔지만
    모두 도시의 속도를 잠시 늦춰주는 공통점이 있다.

    1. 북서울꿈의숲 산책로

    성북구 월계로 일대에 펼쳐진 서울 북부 최대 규모의 도심 숲공원이다.
    전망대, 인공폭포, 연못, 잔디광장, 미술전시관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산책로는 넓고 완만하며 아이들과 걷기에도 안전하다.
    봄과 가을엔 피크닉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감상: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정돈된 산책의 이상형.

    2. 성북천 산책길

    석관동부터 돈암동까지 이어지는 도심 하천길
    길 양옆으로 데크길과 자전거길이 나란히 조성되어 있다.
    봄이면 하천 따라 꽃이 피고, 여름엔 물 흐르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아침 산책이나 저녁 조깅 코스로도 무리 없는 평지형 코스다.

    감상: 특별할 것 없지만 매일 걷고 싶은 길.

    3. 길상사 가는 골목길

    성북동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는 이 길은
    절집 ‘길상사’로 향하는 조용한 명상 산책로다.
    좁은 돌담길, 오래된 집들, 나무 그림자가 이어지며
    소리 없이 풍경이 전환되는 길이다.
    글을 쓰거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누구보다 조용히 걷게 되는 그런 골목이다.

    감상: 발보다 마음이 먼저 걷는 길.

    4. 정릉천 산책길

    고려대학교에서 청량리 방향으로 흐르는 정릉천
    소규모 하천이지만 걷기 좋은 데크가 잘 조성되어 있다.
    계절별로 개나리, 철쭉, 단풍이 흐르듯 이어지고,
    근처 대학가 분위기가 길 위로 번진다.
    도보와 자전거가 분리되어 걷기에 더욱 쾌적하다.

    감상: 젊은 흐름과 동네의 여유가 공존하는 길.

     

    성북구 산책의 매력은 ‘조용함’이다

    성북구 산책길의 공통점은 크게 요약된다.
    화려하지 않지만 조용하고,
    도심에 있으면서도 사람의 리듬을 먼저 생각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개운산은 그 중심에서
    ‘기운을 여는 산책길’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고,
    그 주변의 성북천, 꿈의숲, 길상사 같은 공간들도
    하루의 흐름을 부드럽게 정리하는 데 충분한 힘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 동네 안에도,
    하루를 다르게 만드는 길이 충분히 있다.
    그저 걸어보기만 하면 된다.
    느려지는 것에서 시작하는
    가까운 도시 산책,
    오늘은 성북에서 걸어보자.

     

    개운산은 작고 깊은 쉼의 공간이다.
    산책은 꼭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
    내 동네 안에서도 충분히, 잘 걷고 잘 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