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만의 서울산책

[서울산책 ①] 초보자도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서울 근교 등산코스 - 아차산

Ms.한발만 2025. 4. 14. 23:12

아차산 야경

서울 속 숲길, 아차산을 오르며

서울처럼 바쁜 도시 안에서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자연이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된다. 아차산은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가장 자주 찾는 산 중 하나다. 광진구와 구리시 경계에 자리한 해발 295m의 낮은 산이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과 여유, 그리고 걷는 기쁨은 결코 작지 않다. 나처럼 등산을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고, 출퇴근 사이의 짧은 여유 시간에도 다녀올 수 있을 만큼 접근성도 뛰어나다. 게다가 산세가 부드럽고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어 누구와 함께 오르든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접근성 좋은 서울 근교 등산지, 초보자에게 최적의 코스

 

아차산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접근성이다.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에서 내려 도보 5분이면 등산로 입구인 아차산 생태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공원 입구에는 체육시설과 쉼터가 있어 가볍게 몸을 푸는 데 좋고, 등산로 초입부터 잘 정돈된 흙길과 나무 계단이 이어져 걷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전체 등산 코스는 왕복 기준 1시간 30분 이내로 다녀올 수 있어,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전 시간을 활용해 가볍게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반려견을 동반한 산책객들도 자주 볼 수 있을 만큼 유연한 코스를 자랑한다.

등산 초보자라면 등산이라는 말 자체가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차산은 등산이라기보다는 ‘숲 속을 걷는 산책’에 가깝다. 거친 암릉이나 험한 오르막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오솔길은 오히려 명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발밑에 쌓인 낙엽,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탁 트인 서울 뷰, 작지만 풍성한 정상의 매력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대략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전망대가 있어 체력에 맞춰 천천히 오를 수 있다. 아차산 정상에 서면 서울 동쪽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엔 한강과 롯데타워, 구리 방향의 도시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작은 산이지만 시야가 트인 ‘서울 뷰’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아차산 정상 부근에는 아차산성터와 보루 유적이 있어 산행에 역사적 깊이도 더해준다.
이 유적지는 삼국시대의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서로 경계를 이루던 공간이었다.
바위 위에 선 채로 성곽 터를 둘러보며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에 잠시 귀를 기울여보는 경험은
그 어떤 고층 전망대에서의 풍경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아차산야경
아차산 야경

 

서울 동쪽에서 만나는 조용한 불빛, 아차산 야경

서울의 야경은 화려하고 거대한 빌딩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동쪽 끝자락, 아차산 정상에 오르면 그런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낮에는 걷기 편하고 부담 없는 산책 코스로 인식되던 아차산이,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전혀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조용한 산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서울의 불빛이 하나둘 눈앞에 펼쳐진다. 이 순간을 경험하면 왜 많은 사람들이 ‘아차산 야경은 은근히 최고다’라고 말하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차산 야경의 가장 큰 특징은 ‘적당한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안정감’이다. 해발 295m의 높이는 남산처럼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아 서울 동쪽 전경을 넓고 시원하게 감상하기에 적당하다. 특히 정상에서는 롯데타워를 중심으로 한강, 강동구, 구리시까지 연결되는 불빛 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서울의 동쪽이 이렇게 반짝이는 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게다가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야간에 정상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낮보다 훨씬 적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야경을 보기 위해 아차산에 오른다면, 해가 지기 전 미리 도착해 하늘의 색이 바뀌는 ‘매직아워’를 즐기는 것이 좋다.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에서 생태공원 방향으로 진입하면, 30분 내외로 정상까지 도달할 수 있다. 초보자도 오르기 쉬운 편이고 등산로가 비교적 안전하게 정비되어 있어 야간 산행도 가능하지만, 헤드랜턴이나 휴대용 손전등은 필수다. 어두운 숲길은 생각보다 금방 시야가 사라지기 때문에 야경을 본 후 하산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 또, 해가 진 뒤에는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므로 가벼운 바람막이나 겉옷도 준비하면 좋다.

아차산의 야경은 인위적인 조명이 아닌, 자연 속에서 마주하는 도시의 빛이다. 야경 감상 포인트는 크게 세 곳 정도로 나뉜다. 첫 번째는 아차산 정상 부근 전망대, 두 번째는 중턱의 나무 데크 쉼터, 세 번째는 아차산성 방향 바위 전망 구간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전경은 시야가 넓고 뻥 뚫린 느낌이 있지만, 바위 전망 구간은 서울 시내와 한강의 곡선이 조용히 흐르는 느낌을 준다. 각기 다른 감상 포인트를 경험하면서, 조용히 앉아 야경을 바라보는 그 시간은 도시 속에서 찾기 어려운 특별한 여유다.

무엇보다 아차산 야경이 좋은 이유는, 끝없이 올라야 하는 산이 아니라는 점이다. 적당한 거리,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서울의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는 장소.
일상에 지치고 생각이 많아질 때, 혹은 특별한 하루의 마무리를 하고 싶을 때, 아차산은 야경을 통해 위로와 사색의 시간을 건넨다.
서울에서 가장 낮은 산 중 하나지만, 가장 큰 풍경을 보여주는 산이 바로 아차산이다.

 

아차산의 이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역사

‘아차산’이라는 이름에는 설화가 얽혀 있다. 고구려의 장군 온달이 신라군과 싸우다 전사한 장소가 이곳이라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등장한다. 전투 당시, 신라 병사들이 고구려군의 기습을 당할 뻔했지만 “아차!” 하는 외침으로 방어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외침에서 ‘아차산’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설화적 요소가 강하지만, 실제로 이 지역에서 고대 성곽과 고분 유적이 다수 발견되며
아차산 일대가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입증한다.
특히 등산로 중간에 위치한 아차산성 안내판과 복원 터, 보루 유적을 찬찬히 둘러보면
단순한 등산 코스를 넘어 서울 도심 속에서 역사와 만나는 산책로로 느껴지기도 한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가진 산, 봄이 가장 좋다

아차산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가을엔 붉은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엔 얕은 눈길이 은은한 정취를 자아낸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단연 봄이다.
연둣빛 새잎이 산길을 따라 피어날 때, 등산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특히 등산로를 따라 꽃과 풀, 바람, 햇빛이 어우러지면 그 자체로 한 편의 풍경화처럼 느껴진다.

아차산은 혼자 가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좋은 산이다.
혼자 가면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둘 이상이면 걷는 대화의 시간이 된다.
일상 속에서 잠시 자연을 찾고 싶을 때,
멀리 떠나지 않아도 마음을 풀 수 있는 공간으로 이만한 곳도 드물다.

 

코스별 분석 – 나에게 맞는 아차산 등산길 고르기

아차산은 높지 않은 산이지만,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어 있어 목적과 체력에 맞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총 다섯 가지 대표 코스를 기준으로 정리해본다.

① 생태공원 코스
아차산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해 생태공원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코스다. 거리도 짧고 코스도 단순해서 등산 초보자, 가족 단위,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흙길과 계단이 적절히 섞여 있고, 곳곳에 벤치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 정상까지는 왕복 약 1시간 소요된다.

② 아차산성길 코스
역사 유적과 함께 걷고 싶다면 아차산성길 코스를 추천한다. 생태공원에서 출발해 정상 방향 대신 우측 길을 따라 유적지와 성곽 터를 둘러볼 수 있다. 걷는 재미와 함께 고구려 시대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트래킹 코스로, 산책과 역사 체험이 동시에 가능하다. 난이도는 낮지만 걷는 거리가 조금 더 길어 왕복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③ 용마산 연계 종주 코스
조금 더 체력을 쓰고 싶다면 아차산 정상에서 용마산까지 이어지는 능선길 종주 코스를 추천한다. 이 코스는 경사가 크고 암릉 구간이 있어 중급자 이상에게 알맞다. 능선길을 따라 걷는 재미와 함께, 서울 동쪽을 조망할 수 있는 풍경이 장점이다. 편도 1시간 20분 이상, 왕복 2시간 반 이상 소요된다.

④ 계단 숲길 코스
짧은 시간 안에 운동 효과를 얻고 싶다면, 계단 숲길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용마폭포공원이나 아차산공원 쪽에서 진입하면 짧지만 계단이 길게 이어지는 고강도 구간이 나온다. 20~30분 정도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으나, 오르막 계단이 많아 운동 효과는 높다. 출퇴근 전후나 짧은 운동 목적에 적합하다.

⑤ 반려견 산책 코스
등산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경로를 찾는다면 생태공원 둘레길이나 데크길 코스를 추천한다. 큰 오르막 없이 데크와 평지가 이어지며, 반려동물이나 유모차를 끄는 가족 단위에게 좋다. 도보 30~40분 정도로 짧게 산책하면서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아차산 산행 전 준비하면 좋은 것들

아차산은 가벼운 복장으로도 오를 수 있는 산이지만, 기본적인 준비는 필요하다.
우선 미끄럼 방지가 되는 운동화 또는 트레킹화가 좋다.
날씨가 선선한 날엔 얇은 바람막이나 가벼운 아우터를 챙기고, 햇볕이 강할 땐 모자와 선크림이 필수다.
물은 500ml 이상 준비하고, 간단한 에너지바나 초콜릿도 함께 챙기면 좋다.
전망대나 벤치에서 쉬며 간단히 당을 보충하기 좋기 때문이다.

또한 등산 앱(예: 램블러, 트랭글)을 활용하면 산길에서 길을 확인하거나 이동 경로를 기록할 수 있어 유용하다.
길을 잃을 일은 거의 없지만, 초보자라면 심리적으로도 안심이 된다.
마지막으로, 쓰레기는 꼭 되가져오는 것.
아차산은 시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자연 공간인 만큼,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차산은 ‘등산’보다 ‘삶’에 가까운 시간

처음 아차산을 올랐을 때,  ‘내가 등산을 좋아하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종종 이 산을 걷는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
그 시간은 등산이라기보단 삶의 균형을 다시 찾는 시간에 가깝다.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아차산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 안에는 도시보다 더 조용한 풍경과 시간이 흐른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작은 발걸음마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줄 수 있는 곳.
아차산은 그런 산이다.

 

 

* 아차산 생태공원 (등산로 입구)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장동 산1-2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
네이버지도: https://naver.me/GPXr6u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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